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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풍경
300만원보다
날짜 : 2026.07.24 02:00 / 댓글 : 0  
    
삼백만 원보다 무거운 신뢰 유리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들을 가만히 바라본다. 몸이 아파 약을 찾는 손님도 있고, 마음이 허전해 발걸음을 옮기는 발길도 있다. 조그만 조제실 안에서 내다보는 약국은 단순히 약만 오가는 공간이 아니다. 저마다 사연을 품고 잠시 숨을 고르는 작은 쉼터에 가깝다. 특히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아 풀어놓는 이야기 속에서, 나..
한국여권
날짜 : 2026.07.24 01:58 / 댓글 : 0  
    
한국 여권 이야기 ​아침인데도 30도다. 연일 더위가 계속된다. 내 하루는 개미 챗바퀴 돌듯 일정하다. 오죽하면 사람들은 나를 트라이앵글이라고 했다. 집에서 약국 그 다음이 교회다. 반세기 이상 이 패턴는 변치 않는다. 해외여행도 많이 했다. 내 하루는 아내가 약국에 내려주면서 시작한다. 약을 짓고 약봉투에 담는 일은 평범한 일상이다. 진열된..
어디 사세요
날짜 : 2026.07.24 01:57 / 댓글 : 0  
    
어디 사세요? 새벽 성전 2층 아가페성전에서 매일 나와 같은 라인 첫 줄에 앉는 사람이 있다. 검은 머리에 안경 쓴 젊은이다. 네 달 동안 매일 새벽마다 묵묵히 기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젊은 나이에 새벽을 깨워 예배 자리에 나오는 모습이 참으로 귀하고 대견했다. 중직자도 그렇게 못 하는 분이 많다. 약국 문을 열고 하루에도 수많은 손님을..
공주공원에 선 나무
날짜 : 2026.06.13 00:33 / 댓글 : 0  
    
아파트 바로 앞 공주공원은 조성 된 지 어느덧 30년이 넘는다. 주말마다 소란스럽던 야구장이 장유로 떠나자, 야구장에는 정원수들이 자리를 잡았다. 공원을 조성할 때 심었던 편백 나무는 20미터가 넘는다. 가끔 하늘 로 곧게 뻗은 가지를 올려다보 며 나직하게 혼잣말을 해본다. “저 나무들은 나보다 훨씬 오래 살 텐데, 행복할까?” 이내 ..
국민신문고
날짜 : 2026.06.13 00:32 / 댓글 : 0  
    
국민신문고 며칠 전부터 기온이 제법 올랐다. 아직 에어컨을 켜기에는 일러 이층에서 선풍기를 꺼냈다. 벌써 한여름이나 다름없다. 오죽하면 더운 나라에서 온 동남아 외국인에게 한국도 덥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말을 건넸다. "한국 덥죠?" 오늘은 국민신문고에 얽힌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김해 수릉원 입구에는 인도와 맞닿은 곳에 장애인 화장실이 있다. 그..
상추 밥상
날짜 : 2026.06.13 00:29 / 댓글 : 0  
    
상추 밥상 보통 우리 밥상은 간단하다. 국 한 그릇, 밥 한 공기, 반찬 두어 가지다. 그중에서도 나는 상추와 감자, 김칫국을 좋아한다. 젊은 시절, 감자를 어찌나 좋아했던지 한자리에서 감자 1관을 다 먹은 적도 있다. 한가득 쌓여 있던 감자가 껍질만 남은 채 사라지던 광경은 지금 눈에 선하다. 짭잘한 감자는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마시멜론 법칙
날짜 : 2026.05.23 05:57 / 댓글 : 0  
    
마시멜로 법칙 ​일요일 오후 두 시, 예배당 가득 찬송이 흐른다. 약국에서 쉬다가 오후 예배를 드리러 갔다. 오늘 설교 제목은 ‘마시멜로 법칙’이다. 아침에 본 설교 제목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 법칙이 뭔지 알았다. 성벽을 빼앗는 용사보다 제 마음을 다스리는 이가 낫다는 말씀. 참으로 마음을 조절하기란 쉽지 않다. 유혹을 이기고 인내하라는 말이다. ​..
생명수 세 가지
날짜 : 2026.05.22 07:20 / 댓글 : 0  
    
생명수 세 가지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돈이 만든 세상에서 산다. 스마트폰 요금, 아침 식탁에 오른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 일터로 향 하는 버스비에 이르기까지, 우 리는 돈으로 시작하여 돈으로 마무리한다. 돈은 단순한 교환 수단이 아니라, 현대인이 일상 을 유지하는 바탕이 바로 돈이 다. 돈을 떠나 살 수 있다는 말은 거..
오늘이라는 선물
날짜 : 2026.05.22 07:18 / 댓글 : 0  
    
오늘이라는 선물 나는 한 달에 두어 번쯤 작가에게 책을 받는다. 책을 보낸 사람에게 감사한다. 책을 받으면 가만히 있지 않는다. 먼저 서문을 읽거나 대표가 될 만한 글 한 편을 본 후 보내 준 사람에게 감사하다는 글을 전한다. 예의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받은 책은 고급 양장본이라 더욱 소중했다. '빛나는 순간'이다. 제목은 짧지만 마음에 ..
고유가 지원금
날짜 : 2026.05.22 07:16 / 댓글 : 0  
    
지원금과 진정한 약자 ​약국 문을 열고 들어온 이들은 다정한 아버지와 어린 딸 같았다. 중년 남성은 안경을 썼고, 그 옆에 있는 아이는 선글라스를 쓴 채 아버지와 들어왔다. 초등학교 고학년쯤 되었을까, 단정하지만 당돌한 목소리가 약국 안을 채웠다. ​"선생님, 식물성 비타민 C 있어요? 동물성 말고 꼭 식물성으로 주세요." ​순간 당황했다. 약사..